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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 너는 구속이다 - 6

작성자 냉면개시(ip:)

작성일 2012-02-01

조회 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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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 이거는 클릭해서 들으면서 보면 뭐 나쁘진 않을거에요ㅋㅋ


 

 



6일째, 내 생일의 아침이 밝았다
뭐 생일이 대단한건 아니지만.

이제 마지막 남은 1박2일인데 사실상 내일 오전 출발이므로
제주에서의 실질적인 마지막 날.

훗날 회상해봐도 이날이 여행 중 가장 알차고
즐거웠던 날로 기억된다.



어쨌든 다시 찾아 온 아침.


 




어제 그냥 여유롭고 한가하게 지내기로 합의를 본 후라
평소보다 조금 일찍 일어난 색시님은
해먹에 누워서 오전의 망중한을 즐기고 있었다


 




한가로운 휴가에 걸맞는 적절한 태양도 우리의 마지막 날을 동정해주었다
망할놈의 월드스타가 망쳐놓았던 기분과 일정을
그나마 보상이라도 해 주 듯이..


일어나서도 느기적 느기적 한참을 널부러져있다가
심심해서 색시님 해먹 옆에 돗자리를 깔고 드러누워서 나도 남은 잠을 더 잤다

그렇게 한 시간여를 한가로이 있었더니
기분 좋은 햇살이 에너지를 채워줬는지 힘이 다시 생겼다


 




살짝 잠이 깨서 함께 해먹에 앉아
담배나 피며 잡담을 하면서 여유롭게 있었다

색시님은 피곤하면 잘 붓는 스타일인데
이번 여행은 차로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심적으로 스트레스 받고
초반 이틀간 차에서 잔게 체력저하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 듯
그 후로도 오랫동안 힘들어했다

괜히 이런 여행을 계획해서 힘들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마지막 남은 날만은 푹 쉬고 가기로 해서 다행이었다


오늘 저녁에는 일전에 예약한 대로
호텔(이래봤자 유령호텔급이었지만 ㅋㅋㅋ)에서
묵기로 되어있었으므로 낮 동안의 시간만은
낚시나 하면서 여유를 부리려고 슬슬 씻기로 했다


 



한가롭게 자고 일어나 따뜻한 햇살아래
깔끔하게 세면을 하고 나서 기분이 좋아진 색시님


나도 같이 씻고 나서 색시님이 말하길
'그래도 생일인데 미역국은 먹어야지 않겠냐'며
같이 바닷가로 나가자고 한다


 




따라나선 바닷가엔 날이 좋아져서 관광객들도 몇 명 보이고
한가하고 햇살 좋은 광경이었다


색시님은 바다를 한참 지켜보더니
다다다 하고 달려 들어가


 






미역을 마구 채취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역을 따서 미역국을 끓일 생각 했을줄이야 ㅋㅋㅋㅋㅋ


 



흡족할 만큼 미역을 딴 후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색시님
하지만 본인이 좋아라하는 씹을거리는 아니라서 그런지 미소가 좀 덜한것은 아마도 기분탓이겠지?



그렇게 한참을 미역 채취 한 후 미역국을 끓이려고 돌아가는 길에
멀리서 낚시를 하는 두 분이 보였다


한 분은 조황이 별로 인지 그냥 멍하니 계신데 비해
다른 한 분은 흡사 타석에 서 있는 타자 같은 포즈로 낚시대를 잡고는
연신 물고기를 낚아내는 것이었다

우리도 낚시를 할 생각이었으므로 은근슬쩍 다가가
우리의 주특기인 친한척을 시전했다

아버님께서는 이 물고기가 모살치라는 이름이며
(후에 알아보니 이 놈의 학명?은 보리멸이었다)
어떤 채비와 어떤 미끼를 어디서 사면 된다는 것도 상세히 알려주셨다

우리는 아버님이 떠나시기 전에 돌아와서 배워야겠다는 일념으로
헐레벌떡 알려주신 낚시가게로 가서 채비와 미끼를 구하고 소주까지 사서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아버님은 이미 낚시를 접으시고
회를 뜨고 계셨다

우리는 일단 낚시는 나중에 하고 아버님이 손질하시는 것을 도와드렸다


물론 나는 할 줄 모르기 때문에
옆에서 입으로 도와드렸다


 


로컬_낚시킹의_위엄.jpg


아버님께서 잡으신 마리수만 2~30여 마리나 되었기 때문에
상당히 오랜동안 손질을 해야만 했다


 




손질이 거의 다 마무리 되어가자
아버님께서는 '이걸 먹어봐야 눈이 뒤집혀서 잡지' 라면서
손수 회를 쳐서 우리 입에 넣어주셨다



으어 완전 별미였다
역시 잡아서 바로 떠 먹는 맛이란 이런거구나!!!



우리가 회를 얻어먹으며 왜 이놈만 잡으시냐고 여쭤보니깐
어머님께서 이놈 회만 좋아하신다고 그래서 종종 나와서 이렇게 몇 마리 잡아간다고 말씀하셨다

로맨티스트 =ㅂ =



얼추 손질도 마무리 되어서 우리는 아버님의 진두지휘아래
스킬을 배우고는 실전에 바로 투입 되었다


 



우리가 신고 있는 쪼리는 물속에서 돌아가고 불편하기만 했기에
맨발로 돌아다니고 했는데 바위가 너무 날카로워서
발바닥이 찔리고 찢기고 난리도 아니었다

중간에 발을 들어서 한 번 봤는데 완전 피바다......
상어를 부르진 않을까 걱정되었지만 늘 그렇듯 바닷물에 담그고 있으니 금새 멎었다


색시는 처음에 몇 번 놓치더니만


 



금새 한 마리를 낚아내었다!!!!!!!


색시는 그 후로 두 마리를 더 잡은 후에
자신은 그만 하겠다고 더 잡아오라는 말을 한 후 갯바위로 돌아가


 



먹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역시 빠른 준비...



아버님도 모든 손질을 마치시고 많이 낚으라는 얘기를 하신 후 댁으로 가셨다~
아마도 어머님이 기다리셔서 일 듯 ㅎㅎㅎ




뭐 나는 은근 이 낚시법이 체질에 맞는지
그 후로 십 여 마리를 더 낚아냈다


아버님께서 말씀하시길

이놈들은 성질이 고약한 놈들이라서
미끼를 던져서 한놈이 낚이면 그대로 건지지말고
살살살 릴을 계속 감고 있으면

근처의 다른 놈들이 낚여서 끌려가는 놈을 보고
저 놈 혼자 뭐 쳐먹으러 가나 싶어 따라와서 문다는 것이다


그 얘기를 듣고 열심히 노력한 결과


 




일타 쌍피의 즐거움도 맛 보았다


아무튼 나도 그럭저럭 먹을만큼 잡은 듯 싶어서
낚시를 접고 손질하는 색시의 옆으로 갔다


 


*언제봐도 의미심장한 물고기의 눈*


색시는 능숙한 솜씨로 모살치들을 해체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허름한 차림으로 앉아서 물고기 십여마리를 회뜨고 있자니
관광객들이 조금 몰려서 이게 뭔가요 등등 이것 저것 물어보며 먹고 싶어하는 눈치를 보였지만
누구하나 붙임성 있게 말 걸면서 한 입만 달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우리 같으면 소주 한병 들고 와서 한 입만 달라고 할텐데...
뭐 개중에 어떤 사람은 우리가 현지인인지 알고 있기도 했다


 


*알흠답게 해체된 모살치의 살*

물론 윗 사진은 한참 먹다가 찍은 사진이다

훨씬 더 많은 양이 있었는데
갯바위에 앉아 방금 잡은 놈을 회 떠서 소주랑 함께 먹다보니
술도 안취하고 기분도 좋고 배도 든든하고 엄청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놀다가 회도 소주도 다 먹고 해서
구워먹으려고 남겨놓은 두 마리와 미역을 들고 다시 텐트쪽으로 돌아갔다


 


*우리가 먹은 자리. 어차피 바다생물들 먹이가 될거라 따로 치우지는 않았다*


 




오랜만에 햇빛을 쬐서 그런지 썬크림을 발랐음에도 색시의 발은
이미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아 물론 나도 좀 탔지만 원래 지저분해서 별 차이가 없다.



이제는 이곳을 뜨기전에 마지막으로 해보고 싶었던
아웃도어의 로망.

나뭇가지에 물고기 꿰어 구워먹기를 하기 위해
인근을 샅샅이 뒤져 깎을만한 나무를 줏었다


그리고 열심히 깎아서


 




요런 모양을 만들었다

그리고 먼저 불이 가장 쎌때 아까 따온 미역과
약간의 간장등을 이용해서 색시님이 미역국을 끓이기 시작했다


 




들어간 양념이라곤 간장, 집에서 챙겨 온 참기름 뿐인데
냄새가 정말 끝내줬다 정말 신기할 정도로

적당히 끓인 후에 한번 맛을 봤는데

최고!!!!!!!!!!!

괜히 내 생일에 특별히 구해서 끓인 미역국이라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맛이 끝내줬다!!!!!!!


아 이것이 자연산 + 사랑의 힘인가 싶을 정도로
정말 환상적인 미역국이 탄생됐다



그리고 그 후에 미리 꿰어놓은 물고기도 불에 올리고!


 




아웃도어의 로망!!!!!!
Y자 나뭇가지에 올린 물고기 꼬치 구이!!!!!!!!!


아무래도 자연산이다보니 안전을 기하기 위해
노릇노릇하게 잘 익힌 후에 한입 물어 먹어보았다


 




와 진짜 이것도 최고!!!!!!!

각재이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놈이랑은 비교도 안되는 맛이었다

회로 먹어봤을때 어렴풋이 느꼈지만 이놈이 기름기가 좀 있는 편이라서
굽고 나니깐 껍데기는 완전 쫀득하고 살은 기름지고
아무튼 이놈도 진짜 맛있었다!!!


각재이를 한 입 먹고 못 먹던 색시님도


 




이렇게 잡고 신나게 뜯더니만


 




완벽하게 먹어치워버렸다.....

아 지금 보니 또 잡아먹고 싶은 생각이......


즐겁게 놀고 배도 채우고 하다보니 어느덧 해도 떨어지고
호텔 체크인 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재빨리 쓰레기들을 치우고는
짐을 정리해 차에 싣고 탑동에 있는 호텔로 향했다



호텔에 도착.......
외관은 예상했던대로 ㅋㅋㅋㅋㅋㅋ

이 곳보다 더 좋은 곳이 많았었지만 공항에서 가장 가깝고 아침을 준다는
이점이 있어서 선택했던 만큼 코딱지만큼의 기대도 없었다


이제야 제대로 한 번 씻어 보는 건가...


 



제대로 익어버린 다리 색이 그간의 고생을 대변하고 있었다
하도 뻘개서 내 타투에 바르던 비판텐을 좀 발랐다
어쨌든 피부가 좀 진정되길 바라면서..



그렇게 잠시 쉬다가 색시님이 술사러 이마트를 가자길래 따라나섰다
도착한 이마트에서 색시님은 술과 간단한 안주 외에도 빵, 휘핑크림인가 암튼 그걸 사더니
숫자 초를 샀다........


그러더니 그래도 생일인데 미역국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손수 케익을 만들어준다고 했다


아 눈물 ;ㅂ ;


크림 거품 내는 기계도 없고 해서 나무젓가락이었던가 암튼 그런 짝대기를 사용해
컵에 넣은 크림을 30분 넘게 젓더니 생크림이 안 만들어진다고
걍 빵위에 붓고 숫자초를 꼽아버렸다 ㅋㅋㅋㅋㅋㅋ



난 올해로 31살이 되는데 숫자초가 1자가 없어서
걍 젊게 살자고 0으로 사와서 30으로 꼽아버리고는
불 붙여서 생일 세러머니!!!!!!!


 


*사랑과 정성이 듬뿍 담긴 케익 ;ㅂ ; 이 어찌 기쁘지 않으랴*


 



기쁜 마음에 1회용 숟가락으로 케익 파괴식.......절단식을 하고
케익과 인근 슈퍼마켓에서 공수해 온 학꽁치포를 안주삼아
술을 마시며 제주에서의 마지막 날을 자축했다


그제서야 마음이 편해지고 뭔가 여행을 한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한참을 이야기하고 놀다가 피곤해져서
결국 샤워는 못하고 잠이 들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지막 1박을 호텔에서 한 의미가....... ㅋㅋㅋㅋㅋㅋㅋ


 


7편에서 계속
 

첨부파일 6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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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 작성자 놀부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1등욜!!!
  • 작성자 놀부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오랜만에 업뎃하신 듯 ㅋㅋㅋㅋㅋㅋ
  • 작성자 오랜만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잘 보겠슴돠~ 딴데선 다 짤렸는데 여긴 살아있네요
  • 작성자 냉면개시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놀부님 ㅋㅋㅋ 감사합니다~ 구정끼고 여차저차하다보니 슬쩍 넘겼네요 ㅋㅋㅋㅋㅋㅋ /오랜만님 ㅎㅎㅎ 원래 이미지를 퍼렁 블로그에 올려서 링크 걸었는데 얼마전부터 외부링크를 막았더라구요 ㅠㅠ 수공예로 옮기고 있습니다
  • 작성자 조선옥션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우왁늦었다ㅋㅋㅋㅋ
    휘핑크림은 사실 차갑게해서 저어야 크림이 된데요;;;(야매요리에서 주워들은 지식ㅋㅋㅋㅋㅋ)
  • 작성자 노고민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저 간만에 왔어요... 회를 보니가 아밀라아제 대방출~
  • 작성자 냉면개시

    작성일 2012-02-01

    평점 0점  

    스팸글 옥션님 레알입니까? ㅋㅋㅋㅋㅋㅋ 그럼 저날은 날이 더워서 어려었을지도.......... /노고민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쿠 오랜만이십니다 잘 지내셨어요? 제가 미투를 잊고 살아서 ㅎㅎㅎ
  • 작성자 ㅇㅇ

    작성일 2012-02-02

    평점 0점  

    스팸글 앗 늦었다!!!
  • 작성자 흐콰

    작성일 2012-02-05

    평점 0점  

    스팸글 왜 하루님은 못하시는게 없을까요? 멋있어요ㅋㅋㅋㅋ
  • 작성자 냉면개시

    작성일 2012-02-05

    평점 0점  

    스팸글 ㄴ 중국집에 주문전화 못한답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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