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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유기 single - episode 1. 개점 휴업 (bgm 有)

작성자 냉면개시(ip:)

작성일 2012-07-18

조회 3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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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아래의 이야기들은 2012년 6월 3일부터 열흘간의
태국 출장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이번 잉유기는 전작처럼 시리즈물이 아닌 사건 중심의 옴니버스 형식입니다.
하여 이름도 싱글로 지어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빠이.

이번엔 치앙마이에서 몇 일 묵다가 빠이로 넘어 온 것이 아니라
방콕 밤 버스를 타고 새벽에 치앙마이 도착해서 짐을 맡겨두고
바로 일을 한 후 다시 빠이로 뜨는 일정으로,
일한 시간을 제외하고 이동만 16시간이 넘어 상당히 피곤한 상태.

숙소는 방콕에 있을때 미리 아고다 어플로 예약 해두었기에
빠이에 도착하자마자 집채만한 짐을 내려두고 바이크를 렌트해왔다.

피곤도 피곤이거니와 무엇보다 장시간 이동 및 치앙마이 중간 업무 덕에
온 몸이 땀에 쩔었다 에어컨 바람에 말랐다를 반복하며
꾸덕꾸덕 쫄깃한 반건인간이 된 상태라 찬물 샤워가 시급한 상태.

흡사 피난을 가는 모양새의 우릴 보는 현지인과 관광객들의
휘둥그런 시선을 애써 외면하고 보는이가 다 안쓰러운 라이딩 포즈로
미리 예약해 둔 반 아롬 빠이라는 귀여운 이름(가격은 더 귀엽다)의 방갈로로 냅다 달렸다.





대략 5분쯤 달려 찾아 낸 반 아롬 빠이.

드디어 16시간 만에 평지에 등을 댈 수 있게 되는건가.


하는 기쁨도 잠시.
다가가보니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다......
음.... 전화를 해 봤는데 안 받네??


뭐 지금은 비수기고 점심시간이기도 해서 잠시 로비에서 기다려보기로.





몸이 느무나 피곤했기에 일단 드러누워서 주인을 기다려 보기로 했다.

"밥이나 먹으러 간거 아니겠어? 한 2~30분 내로 오겠지"


그런 생각으로 기다려보고 있자니

.
.
.
.
.









안. 온. 다.


개미 한 마리도 안 온다.

대략 1시간은 지난 듯.
전화도 안 받고, 주변 숙소 사람에게 물어봐도 주인 어디갔는지 모른다고만.


심지어 지나가던 웨스턴이 우리에게 방 값을 물어본다.

몰라 임마...
니 눈엔 여기가 좋아 보이니?
문만 따고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낼 수만 있다면 100밧에 제공할 순 있어.
......응? ...가니?.....그래 잘 생각했어...


그 후로도 계속 전화를 걸어대며 십 여 분.

사람이란 동물이 간사한지라 아깐 그늘 아래서도 행복했는데
이젠 이 후텁한 그늘을 견딜 수 없엉......

이역만리 먼 타향땅까지 기어나와 이 무슨 변 같은 대접인가 싶어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

생각이 들자마자 바우쳐에 있는 아고다 싱가폴 본사에 전화를 걸어서
"부킹했는데 주인이 없어!!! 당장 無패널티로 취소해주지 않는다면
이 방갈로로 장사를 해서 개인적인 이득을 취하겠다!!!"
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랬더니 글쎄 깜짝 놀라
"헤헤 여부가 있겠습니까 써ㄹ~ 지금 당장 취소해드리겠습니다요 니예니예~"
하지는 않고 잠시 자기가 확인해 본 후 다시 전화해 준다고 했다.

약 5분 시간이 지났을까? 다시 전화가 걸려와 받아보니 아고다직원.

자기가 전화해보니 정말로 아무도 받지 않는다고 아마도 비수기라 영업을 하지 않는 것 같다며
그렇다면 이제 장사를 해도 좋다...고는 안하고 無패널티로 당장 취소해주겠다고 했다.


길바닥에서 버린 내 시간이 아까웠지만
외로움에 지쳐 치앙마이 고향집으로 돌아간 주인의 마음이
(나가는 길에 만난 아주머니가 여기 주인 비수기땐 치앙마이 집으로 간다고 얘기해주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아고다에 통보를 해 줬으면 좋았겠지만..... 컴맹이었겠지...





다만 조금은 뿔딱지가 나 있었기에 숙소 주변에 떨어진 망고를 좀 서리해가기로 했다.

우리가 안 먹으면 어차피 지구가 먹을거니까
내가 먹고 싸서 다시 지구한테 먹이면 OK.





장사가 안 되서 고향으로 돌아간 주인 마음도 모르고
혼자 뭘 줏어쳐먹었는지 퉁실퉁실하게 잘 영글었던 망고.





우릴 잠시나마 폐가 지박령으로 만들어 준 주인에게 망고서리로 보답.


망고도 흡족하게 줏었겠다, 이제 다른 숙소를 알아보러 가야지...
하아...... 좀 쉬나 했더니 또 피난민 신세구나....





짐이 많아 행복한 색시님.

한 낮 뙤약볕에 잘 익은 바이크 시트는 색시님에게 좌훈을 선사했다.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
그냥 앉기도 뜨거운데 저 짐을 무릎에 얹으면 셀프 불고문.





그랬거나 저랬거나 색시와 나는 엉덩이 붙일 한 뼘 불타는 공간에 의지해서
또 다른 숙소를 찾아 떠났다.


태국에서 한 낮에 짐 싣고 바이크 타기란
직화 좌훈과 익스트림 전립선 마사지의 환상적인 하모니.


- 다음 이 시간에 -

첨부파일 3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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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 작성자 조선옥션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잠안자고 뻘짓하다 1등!!!
    브금 흥겹내요ㅋㅋㅋ
  • 작성자 조선옥션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왜 예약을 했는데 장사를 하지않니!!!ㅋㅋㅋㅋㅋ
    그나저나 태국은 저게 좋더군요....널린게 과일나무....
    야자랑 망고만 주워먹어도 1달정도는 생존가능! -by 옷덕그릴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작성자 삼다수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아 잉유기는 이런맛이야...샤워가 필요한 찝찝한 고생 ㅜㅜ
  • 작성자 코모레비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아..마성의 브금...
    망고 서리로 소소한 복수를 하셨네요ㅋㅋㅋ
  • 작성자 냉면개시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옥션님 ㅋㅋㅋㅋ 브금 좋지요? 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동남아는 어디에 떨어져도 사는건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좀 게으른듯... ㅎㅎㅎ /300님 ㅋㅋㅋ 거의 이민급입니다 ㅋㅋㅋㅋ /삼다수님 ㅠㅠ 고생하는 맛!!!!!! ㅋㅋㅋㅋ /zzzz님 완전 새빨갛게 익었답니다 ㅠㅠ 지금도 탄 부분이 안 벗겨져요... /코모레비님 ㅋㅋㅋ 브금 좋죠? ㅋㅋㅋㅋㅋ 신경 좀 썼습니다 ㅋㅋㅋ 넵 소소하게 티도 안 날 복수를... ㅋㅋㅋ
  • 작성자 두부장수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어익후....잉요기가 올라온지도모르게 벌써 수요일이지났네요 ㅎㅎ
  • 작성자 부크레슈티

    작성일 2012-07-18

    평점 0점  

    스팸글 브금이 하이웨이 스타로 변경?!! 싱글도 나름의 맛이 있네요
  • 작성자 냉면개시

    작성일 2012-07-19

    평점 0점  

    스팸글 두부장수님 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요즘 시간 왜 이리 빨리 가는지.... ㅋㅋㅋㅋㅋ 특히 잉유기를 쓰게 되면 왜 이리 빨리 돌아오는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크레슈티님 넵 ㅋㅋㅋㅋㅋㅋㅋ 하이웨이 스타 신나더라구요 ㅋㅋㅋㅋ 비장한 병맛도 있고요 ㅋㅋ
  • 작성자 더치블랙

    작성일 2012-07-20

    평점 0점  

    스팸글 방갑다 빠이야~ 아 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 일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채만한 짐 인증 제대로네요.. 그냥 주인인척 장사 하면서 자물쇠 따위 깨버리고 쓰지 그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
  • 작성자 뿌까

    작성일 2012-07-21

    평점 0점  

    스팸글 아..ㅜㅅㅠ 보고 있자니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가슴 아프고 안타깝기 그지없군요...
    ...라면서도 실은 노랗게 잘 익은 탱글탱글한 망고 껍질을 벗겨내고 싶다던가, 저 거대한 가방 지퍼를 열어서 구경하고 싶다던가, 친척 중에 어릴 때 펄펄 끓는 커-다란 국솥에 엉덩이부터 빠져서 잔칫날 응급실 실려간 애가 있었다던가..하는 잡생각이 자꾸 드는 건 왜일까요!??
  • 작성자 냉면개시

    작성일 2012-07-23

    평점 0점  

    스팸글 더치블랙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확 장사해버릴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뿌까님 으허허 ㅋㅋㅋ =ㅂ =;;; 국솥에 빠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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